제 9회 아산의학상 기초의학 부문,
구조 생물학을 의학에 접목시킨 독창적 과학자
카이스트 생명과학기술대 생명과학과 오병하 교수
대한민국 현대미술의 선구자인 조부를 비롯해 부친, 형제자매 모두가 예술가인 집안에서 태어난 오병하. 그는 가족 중 유일하게 실험의 재미에 눈을 뜨며 과학자의 길로 들어섰다.
서울대와 위스콘신 주립대에서 수학 후 포항공대와 카이스트에서 후학들과 함께 연구자의 길을 걸어온 그는, 평생 지침으로 삼은 명제가 있다.
특히 단백질 복합체 콘덴신의 구조를 규명해 낸 그의 연구는, 구조생물학자 오병하의 이름을 세계 과학계에 각인시킨 뛰어난 업적으로 평가되고 있다.
유전물질인 DNA는 길이가 매우 긴, 헝클어진 실뭉치 같은 분자로 혼재되어 있다.
세포는 이 복잡한 분자들을 똑같이 복제해서 두 개의 딸 세포로 정확히 나눌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이 있다.
그 능력이 발휘되는 과정에 콘덴신이라는 단백질이 작용한다는 것까지가 그동안 과학계에 알려진 사실이었다. 하지만 콘덴신이 어떻게 염색체를 응축하는지는 백지상태였다.
오병하 교수팀은 바로 이 콘덴신이 닫힌 고리모양을 하고 있고, ATP라는 화학물질을 사용해서 자신의 고리 구조를 열수 있으며, 그 안에 DNA 가닥을 가둔다는 점까지 알아냈다.
그동안 생명 과학계에서 베일에 싸여 있던 유전물질 DNA 응축의 미스터리가, 한국의 과학자 오병하에 의해 풀리는 순간이었다.
그 결과 오병하 교수는 지금까지 50여개의 단백질 구조를 밝혀내고 생체 내 주요 생명현상을 분석했다. 이들은 향후 항암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.
구조생물학 분야의 초창기였던 대한민국. 그 이름이 세계 과학계에 우뚝 서는 데에는, 불가능을 허락하지 않는 오병하 교수, 그가 있었다.
인류 생명과학의 비밀을 풀기 위해 과학계의 난제에 과감히 도전하는 그의 치열한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